타짜: 벨제붑의 노래 개봉 관람 후기, 카드보다 사람의 마음이 더 어려웠다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솔직히 실감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전편들이 워낙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인지 '정말 이번이 마지막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개봉 첫날 혼자 극장을 찾았습니다.
팝콘은 원래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음료 하나만 들고 상영관에 들어갔습니다. 혼자 영화를 볼 때면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필요 없이 화면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오히려 편한 편입니다. 이번에도 자리에 앉아 음료를 한 모금 마시면서 '마지막 타짜는 어떤 모습일까' 정도의 생각으로 영화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오고 나니 처음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다른 생각이 남았습니다.
도박 영화를 보러 들어갔는데, 결국 가장 오래 생각난 건 사람이었습니다.
카드보다 눈빛이 먼저 들어왔다
타짜라고 하면 아무래도 카드가 돌아가는 장면부터 기대하게 됩니다.
저도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는 '이번에는 얼마나 큰 판을 보여줄까'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이전 작품들을 보고 자란 입장에서는 새로운 작품이 어떤 승부를 보여줄지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면서 제가 더 집중했던 건 카드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빛, 대답하기 전에 잠깐 생기는 침묵,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표정 같은 것들이 오히려 신경 쓰였습니다.
특히 인물들 사이의 관계가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저도 모르게 화면을 유심히 보게 됐습니다.
'저 사람은 지금 뭘 알고 있는 거지?'
'저 말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으니 어느 순간부터 제가 등장인물들의 다음 수를 같이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조용히 보고 있어서 그런지 이런 몰입이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음료를 손에 들고 있다는 것도 잊고 화면만 보고 있었습니다. 몸이 조금씩 앞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순간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화려한 장면보다 '저 사람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계속 추측하게 만드는 순간 말입니다.
결국 타짜도 사람을 읽는 이야기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많이 생각한 부분도 이것이었습니다.
타짜는 결국 카드의 기술만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좋은 패를 가지고 있어도 상대를 믿지 못하면 불안하고, 반대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욕심이 개입되는 순간 관계가 달라집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그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친구였던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서로를 경계하게 되고, 믿음이 의심으로 바뀌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일이 꼭 카드게임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영화를 보는 동안 계속 인물들의 행동을 의심하고 다음 상황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었던 건 제가 그렇게 등장인물을 의심하는 동안 영화 속 인물들도 서로를 똑같이 의심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극장을 나올 때는 '누가 이겼지?'보다 '도대체 언제부터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된 걸까?'라는 생각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물론 만족스러운 부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가장 아쉬웠던 건 후반부였습니다.
여러 인물의 관계가 한꺼번에 얽히면서 이야기가 조금 빠르게 정리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저도 중간에 몇 번 '지금 이 인물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 거지?' 하고 앞부분을 다시 떠올려야 했습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선택이 조금 더 설득력 있게 쌓였다면 마지막에 느껴지는 감정도 더 컸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타짜라는 제목에서 기대하는 만큼 '한 판의 승부' 자체가 아주 치밀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이번 영화는 카드게임의 기술적인 재미보다는 사람 사이의 관계와 심리전에 조금 더 무게를 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방향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타짜 시리즈를 보면서 항상 '대체 저 판을 어떻게 뒤집을까'를 기대했던 사람이라 그런 짜릿함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진 부분은 분명 있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서야 실감났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을 보고서 바로 나가지 않고 끝까지 있다가 나왔습니다.
사실 평소라면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쯤 저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편인데, 이날은 잠깐 더 앉아 있었습니다.
'진짜 끝났구나.'
영화를 보기 전에는 '타짜 네 번째 영화'라는 생각이 컸는데, 막상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 나니 그동안 이어졌던 시리즈가 여기서 마무리된다는 사실이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완벽한 마지막 편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후반부가 조금 급하게 정리된 부분도 있었고, 타짜 특유의 짜릿한 한판 승부가 조금 더 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개봉 첫날 혼자 극장을 찾아 마지막 작품을 직접 봤다는 경험은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영화 속 도박판보다 오히려 사람 사이의 관계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과 그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이번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서 제가 가장 오래 기억하게 된 것은 카드도, 돈도, 승부도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믿고 싶으면서도 끝까지 상대의 다음 수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던 그 묘한 긴장감이었습니다.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을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나온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전작을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나요?
A. 기본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타짜 시리즈를 이전부터 봐왔다면 인물과 분위기를 받아들이는 재미가 조금 더 클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는 점에서 전작들을 기억하고 있다면 영화가 끝난 뒤 느껴지는 감정도 조금 다르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Q.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도박 장면이 많은 영화인가요?
A.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승부뿐만 아니라 인물 사이의 심리전과 관계에 상당한 비중을 둔 영화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카드 게임 장면을 가장 기대했는데, 실제로 보고 나니 상대방의 표정이나 행동을 살피는 장면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빠른 승부와 화려한 도박 장면만을 기대한다면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Q.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쿠키 영상이 있나요?
A. 별도의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따라서 엔딩 크레딧이 모두 끝난 뒤 추가 장면을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그냥 지나치기 아쉽습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 곡인 ‘Loyalty’에는 주연 배우 변요한, 노재원, 미요시 아야카, 문지훈이 직접 가창으로 참여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크레딧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Q. 《타짜: 벨제붑의 노래》 혼자 봐도 괜찮은가요?
A. 저는 개봉 첫날 혼자 관람했는데 오히려 집중해서 보기에는 잘 맞았습니다. 인물들의 행동을 보면서 다음 상황을 예상하게 되는 장면이 있어서 주변 신경을 쓰지 않고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인물들의 선택이나 결말에 대해 이야기해볼 만한 부분이 있어서, 친구나 지인과 함께 본다면 관람 후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눠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