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 관람 후기, 결말을 알고 다시 보니 달라진 것들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 상영 소식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솔직히 예매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이미 한 번 본 영화였고, 결말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엔드게임처럼 결말이 중요한 영화는 두 번째로 보면 긴장감이 많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니 이상하게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개봉했을 당시 극장에서 봤던 기억도 떠올랐고, 그때는 스포일러를 피하는 데 신경 쓰느라 영화 자체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앙코르 상영을 예매했고, 그렇게 몇 년 만에 다시 극장을 찾았습니다.

처음 봤을 때와는 전혀 달랐던 영화

처음 엔드게임을 봤던 날에는 극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터넷을 조금만 봐도 중요한 장면이 나올 것 같아서 개봉 전후로 SNS를 일부러 피했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는 혹시라도 다음 장면을 놓칠까 싶어 화면에서 눈을 떼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때는 영화가 빠르게 흘러가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초반에 토니 스타크가 가족과 지내는 모습이나 어벤져스 멤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무너져 있는 장면도 그냥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그런 장면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토니가 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처음 봤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평범하게 보였던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가 마지막 선택과 연결되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이 장면이 왜 이렇게 길지?"라고 생각했던 부분도 두 번째에는 그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결말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가 중요했다면, 결말을 알고 나서는 왜 이런 장면을 넣었을까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극장에 다시 앉으니 생각보다 몰입됐다

앙코르 상영 당일에는 처음 개봉했을 때처럼 특별히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편한 마음으로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팝콘을 들고 자리에 앉아서 "이번에는 천천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자 생각보다 빨리 화면에 빠져들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장면인데도 이상했습니다. 누가 어떤 말을 할지 알고 있고, 어떤 장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알고 있는데도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됐습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극장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중요한 장면이 나오면 주변이 조용해지고, 익숙한 장면에서는 작은 웃음이나 탄식이 들렸습니다. 저 역시 이미 여러 번 본 장면에서 또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OTT로 다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집에서는 잠깐 휴대폰을 확인하거나 영화를 멈출 수도 있지만, 극장에서는 모두가 같은 화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분위기가 생각보다 영화에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결말을 알고 있어서 더 아쉬웠던 부분

물론 다시 본다고 해서 모든 부분이 새롭게 느껴진 것은 아닙니다.

특히 시간여행과 관련된 설정은 두 번째로 봐도 여전히 복잡했습니다. 처음 볼 때는 큰 흐름을 따라가느라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이미 결말을 알고 있어서 오히려 설정 자체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되는 게 맞나?" 싶은 부분도 있었고, 설명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워낙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이다 보니 일부 인물의 이야기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각 캐릭터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기 어려웠다는 건 이해하지만, 좋아했던 캐릭터의 이야기가 짧게 정리되는 모습을 보면 조금 허전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부분 때문에 영화 전체가 다르게 보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두 번째 관람에서는 장점과 아쉬운 점을 처음보다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토니와 캡틴의 결말은 다시 봐도 달랐다

이번 재관람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토니 스타크와 캡틴 아메리카였습니다.

처음 봤을 때 토니의 마지막 선택은 충격에 가까웠습니다. 워낙 많은 사건이 한꺼번에 몰아치다 보니 장면 자체의 강렬함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그 선택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더 크게 보였습니다. 특히 초반에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토니의 모습을 알고 있으니 마지막 장면을 향해 갈수록 마음이 조금씩 무거워졌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말을 알고 있으니 마지막 선택을 향해 가는 과정이 처음보다 더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끝나는구나"라는 생각이 컸다면, 이번에는 "이 캐릭터에게는 이런 결말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신기했던 건 결말을 알고 있는데도 마지막 장면에서 극장 안이 조용해졌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미 알고 있는 장면인데도 화면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다시 보게 만든 건 영화보다 그때의 기억이었다

앙코르 상영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영화 자체보다 다른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처음 엔드게임을 봤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당시에는 개봉 자체가 하나의 큰 이벤트처럼 느껴졌고, 영화를 보고 나서 친구들과 어떤 장면이 가장 좋았는지 이야기했던 기억도 났습니다. 이번에는 혼자 다시 봤지만, 극장 안에서 같은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때의 분위기가 조금 되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관람은 단순히 엔드게임을 한 번 더 본 경험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따라가기 바빠서 보지 못했던 장면을 다시 발견했고, 이미 알고 있는 결말 덕분에 캐릭터들의 행동을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보니 영화에 대한 제 생각도 조금 달라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벤져스의 마지막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한 시대를 정리하는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지금 다시 봐도 모든 설정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고, 당시의 기대감이 워낙 컸던 만큼 지금 보면 과하게 느껴지는 장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 극장을 나왔을 때는 꽤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었는데도 다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영화의 재관람이라는 게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보고, 두 번째에는 장면을 보고, 시간이 더 지난 뒤에는 그 영화를 봤던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 상영은 저에게 그런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영화가 새로워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 영화를 바라보는 제가 조금 달라져 있었습니다.

FAQ

Q.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결말을 알고 다시 봐도 재미있나요?

A. 제 경험으로는 처음 봤을 때와 재미의 종류가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집중했다면, 재관람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결말을 바탕으로 캐릭터들의 대사와 행동을 다시 살펴보게 됩니다. 특히 토니 스타크와 캡틴 아메리카의 이야기는 결말을 알고 보니 처음보다 더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Q. 엔드게임을 다시 극장에서 볼 만한 이유가 있나요?

A. 화면 크기와 사운드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분위기가 가장 컸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장면에서도 주변 관객들이 웃거나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었고, 저 역시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몰입했습니다. OTT로 혼자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Q. 엔드게임 앙코르 상영은 이전 영화를 보지 않아도 괜찮나요?

A. 가능은 하지만 이전 MCU 작품을 어느 정도 알고 보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이어지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두 작품을 연이어 보고 가면 캐릭터들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기 훨씬 수월합니다.

Q. 엔드게임을 다시 보면서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나요?

A. 있었습니다. 특히 시간여행과 관련된 설정은 다시 봐도 조금 복잡하게 느껴졌고, 많은 캐릭터의 이야기를 한 작품에 담다 보니 일부 인물의 서사가 빠르게 지나간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다만 처음보다 차분하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장점뿐만 아니라 이런 아쉬운 부분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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