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영화 추천|가족들과 다시 본 영화 엑시트 솔직 후기

 영화를 보는 데 꼭 새로운 작품이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번 추석 연휴에 가족들과 영화를 고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 동안 뭘 볼지 고민하다가 결국 TV에 틀어놓은 영화는 2019년에 개봉한 <엑시트>였습니다.

이미 본 영화라 처음에는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그냥 밥을 먹고 쉬면서 틀어놓을 생각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들이 하나둘 TV 쪽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저쪽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했고, 위험한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화면에 집중했습니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다 같이 봤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번에 기억에 남은 건 영화 자체만은 아니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앉아 같은 영화를 보면서 웃고, 긴장하고, 중간중간 이야기를 나눴던 그 시간이 오히려 더 오래 남았습니다.

평범한 주인공이라서 더 몰입하게 됐던 영화

<엑시트>를 다시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역시 용남이라는 캐릭터였습니다.

재난 영화라고 하면 보통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나 위기 상황에 익숙한 전문가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용남은 정반대입니다. 취업에 실패해 가족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평범한 청년이고,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영화를 봤을 때보다 이번에 다시 봤을 때 캐릭터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조정석이 연기한 용남의 어설픈 모습에 가족들도 초반부터 웃었습니다. 취업을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괜히 괜찮은 척하는 모습이나, 가족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은근히 신경 쓰는 모습이 현실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 인물이 갑자기 재난을 마주합니다.

처음부터 영웅처럼 행동하는 것도 아닙니다. 무섭고 당황하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찾아갑니다. 저는 이 부분이 <엑시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용남이 대단한 사람이라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살아남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의주와 함께 건물 사이를 이동하는 장면에서는 단순히 높은 곳에서 뛰어다니는 액션보다 두 사람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과정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사람이 위험하면 다른 사람이 기다리고, 혼자서는 어려운 상황을 함께 해결해 나갑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재난 상황이 단순한 볼거리로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보니 후반부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초반부의 긴장감은 지금 다시 봐도 꽤 좋았습니다.

가스가 퍼지고 사람들이 건물 위로 대피하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분위기가 빠르게 바뀝니다. 가족들과 함께 보고 있으니 혼자 볼 때보다 반응도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위험한 장면이 나오면 누군가는 "저기로 가면 안 되나?"라고 말하고, 다음 상황을 예상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본 영화인데도 그런 반응 때문에 저 역시 다시 긴장하게 되더군요.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주인공들이 위험한 상황을 너무 절묘하게 피해 가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처음의 현실적인 긴장감이 조금씩 약해졌습니다. 초반에는 '정말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후반에는 '이번에는 또 어떻게 빠져나갈까?'를 보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코미디가 강해지는 것도 장점이지만, 저는 후반부에서는 그 비중이 조금 과해졌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용남의 취업 문제나 가족과의 관계가 조금 더 깊게 다뤄졌다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생각할 거리가 더 많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엑시트>가 무거운 가족 드라마를 목표로 만든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이것을 큰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재난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족들과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혼자 볼 때와 가족과 볼 때 영화가 달라졌다

이번 재관람에서 가장 의외였던 부분입니다.

혼자 봤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이 가족들과 함께 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용남의 부모가 아들을 걱정하는 장면에서는 괜히 가족들의 반응을 한 번씩 보게 됐습니다. 평소에는 별생각 없이 지나갔을 장면인데, 바로 옆에 부모님이 앉아 있으니 캐릭터들의 걱정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 가족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같이 웃게 됐습니다.

이게 혼자 영화를 볼 때와 가장 다른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자체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데, 영화를 보는 상황이 달라지니까 장면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특히 이미 한 번 본 영화라면 혼자 볼 때는 '내용을 알고 있는데 굳이 다시 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이 보는 사람이 달라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누군가는 처음 보는 것처럼 긴장하고, 누군가는 다음 장면을 알고 있어서 미리 반응하고, 또 누군가는 특정 장면에서 웃습니다.

그런 반응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영화 자체와는 별개로 또 하나의 재미가 생깁니다.

이번 <엑시트>가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명절에 가족들과 보기에는 꽤 편한 영화

명절에 가족들과 영화를 고를 때는 생각보다 조건이 많습니다.

누군가는 너무 무서운 영화를 싫어하고, 누군가는 지나치게 진지한 영화를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가벼운 코미디만 고르면 보는 사람에 따라 재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엑시트>는 중간 지점에 있는 영화였습니다.

재난 상황이라는 긴장감이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중간중간 웃을 수 있는 장면도 충분합니다. 가족 구성원의 연령대가 달라도 비교적 같이 보기 편한 편입니다.

무엇보다 러닝타임이 103분 정도라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명절에는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다른 일정도 있다 보니 너무 긴 영화는 시작하기 전부터 망설여질 때가 있는데 <엑시트>는 그런 부담이 적었습니다.

이번에 실제로 가족들과 함께 보니 이런 부분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엑시트>, 가족과 같이 봐도 괜찮은 영화인가요?

A. 저는 이번 추석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봤는데 무리 없이 끝까지 봤습니다. 12세 관람가이고 재난 상황의 긴장감은 있지만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무거운 분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가족끼리 보면서 웃거나 영화 속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도 괜찮은 편입니다.

Q. <엑시트>는 OTT에서 볼 수 있나요?

A. 저는 이번에 OTT에서 찾아서 봤습니다. 다만 OTT 서비스 여부는 계약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시청하는 시점에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검색창에 '엑시트 OTT'를 검색하면 현재 시청 가능한 플랫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엑시트>를 다시 보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들이 위험을 빠져나가는 과정이 다소 반복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초반의 현실적인 긴장감에 비해 후반부는 코미디와 극적인 연출의 비중이 커졌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용남의 취업 문제나 가족과의 관계가 조금 더 깊게 다뤄졌다면 영화의 여운이 더 길었을 것 같습니다.

Q. 명절에 가족과 볼 영화를 고를 때 어떤 점을 보면 좋을까요?

A. 가족 구성원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면 먼저 관람등급을 확인하고, 120분 안팎의 너무 길지 않은 영화를 고르는 편이 편합니다. 지나치게 무겁거나 잔인한 작품보다는 웃음과 긴장감이 적당히 섞여 있고, 영화를 본 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이 명절 분위기에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꼭 새로운 영화일 필요는 없었다

이번에 <엑시트>를 다시 보고 나서 처음에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데 꼭 새로운 작품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이미 한 번 본 영화라도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TV 앞에 모였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는 다 같이 웃었고, 긴장되는 장면에서는 화면을 바라봤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예전에 봤을 때도 저랬나?" 하면서 짧게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생각해보면 특별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엑시트>가 완벽한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보니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보였습니다. 그래도 가족들과 편하게 웃고, 적당히 긴장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다음 연휴에 가족들과 뭘 볼지 고민하고 있다면 꼭 최신작부터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끔은 이미 본 영화 하나를 다시 틀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영화보다 그 영화를 누구와 함께 봤는지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영화 테넷 리뷰 (첫 관람, 인버전, 재관람)

영화 인셉션 리뷰 (극장 몰입, 팽이 결말, 놀란 연출)

영화 오케이 마담2 (스케일, 프랜차이즈, 관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