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버지의 집밥 리뷰, 보고 나니 평소 먹던 밥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영화 **<아버지의 집밥>**을 보고 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상하게 밥 생각이 계속 났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제목 때문에 조금 잔잔한 가족 영화 정도로 생각했다. ‘아버지의 집밥’이라는 제목부터 뭔가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다룰 것 같았고, 크게 자극적인 내용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까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였다.

특히 영화를 보면서 계속 떠올랐던 건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집밥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웃긴 영화인 줄 알았다

주인공 하응은 평생 요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40년 동안 아내 순애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직접 가족의 밥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된다.

처음에는 이 설정이 그냥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한 장치처럼 보였다.

요리를 한 번도 제대로 해보지 않은 사람이 부엌에서 어설프게 재료를 다루고, 음식의 간을 맞추려고 하는 모습이 조금 웃기기도 했다.

그런데 계속 보고 있으니까 웃긴 것만은 아니었다.

나도 평소에 밥을 먹으면서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깊게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냥 밥 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맛있으면 맛있다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하응이 직접 요리를 해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밥 한 끼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료를 사고 씻고 손질하고 요리하고 설거지까지 해야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라서 그렇지,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동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직접 해보니까 알게 되는 것들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사람은 자기가 직접 해보기 전까지 다른 사람의 수고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간단한 반찬 하나 만드는 일이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한 번도 요리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재료를 준비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하응이 부엌에서 하나씩 배워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차이가 꽤 재미있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나도 보면서 '저것도 못하나?' 싶은 순간이 있었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니 나 역시 직접 해보라고 하면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하응을 보면서 웃기보다는 조금 응원하게 됐다.

아내가 차려준 밥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시간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하응과 순애의 관계였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부부다.

오랜 시간 같이 살다 보면 상대방이 해주는 일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고마웠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일이 된다.

밥을 차려주는 것도 그렇고, 빨래나 청소를 해주는 것도 그렇다.

처음에는 "고마워"라고 말하던 것도 어느 순간부터는 말하지 않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비슷하게 행동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상황이 계속되면 그게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지 잊어버릴 때가 있다.

특히 매일 반복되는 일은 더 그렇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하응이 직접 밥을 차리게 되는 상황이 단순히 요리를 배우는 과정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직접 경험해보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의외로 웃으면서 봤던 장면들

그렇다고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다.

하응이 요리를 배우면서 생기는 여러 상황들이 꽤 현실적이면서도 웃겼다.

특히 본인은 진지하게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조금 황당하게 바라보는 상황들이 재미있었다.

이런 장면들이 있어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이 좋았다.

가족 영화라고 해서 계속 슬프거나 감동적인 장면만 이어지면 오히려 부담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 영화는 일상적인 웃음 속에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고 집에서 밥을 먹으면서 생각난 것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는데 평소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먹고 말았을 텐데 그날은 밥상에 있는 반찬을 한 번씩 보게 됐다.

'이것도 누군가 준비했겠구나.'

별것 아닌 생각인데 영화 때문인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가족이 매일 해주는 일은 너무 익숙해서 고마움을 잊어버리기 쉽다.

밥 한 끼도 그렇고, 집안일도 그렇다.

누군가 계속 해주고 있으니까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하지 못하게 되면 그제야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영화가 나한테 남긴 건 결국 이 부분이었다.

세로 화면은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화면도 조금 특이하게 느껴졌다.

일반적인 영화와 달리 세로형 화면을 사용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다.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가로로 넓은 화면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처음 몇 장면에서는 화면 자체가 신경 쓰이기도 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오히려 배우들의 표정에 집중하게 됐다.

특히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인물의 표정이나 작은 반응이 눈에 잘 들어왔다.

처음에는 '왜 굳이 세로 화면으로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나름 이해가 됐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인물들의 관계와 표정을 가까이 바라보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밥에 대한 영화라기보다는 가족에 대한 영화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정말 집밥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보고 나니까 집밥은 일종의 소재에 가까웠던 것 같다.

진짜 이야기는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의 수고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같이 산 시간이 길다고 해서 상대방을 당연히 이해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오래 함께할수록 익숙함 때문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생기는 것 같다.

하응이 직접 밥을 만들게 된 것도 결국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내의 시간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에는 요리 자체보다 두 사람의 관계가 더 기억에 남았다.

<아버지의 집밥>을 보고 난 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보고 나서 바로 강렬한 느낌이 남는 영화라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나는 영화에 가까웠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웃긴 장면도 있었고, 조금 답답한 부분도 있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까 오히려 평범한 장면들이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를 위해 밥을 차리는 일.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

그런 일을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것.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집밥'이라는 단어를 그냥 음식이나 식사 정도로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누군가에게 집밥은 음식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시간과 수고가 들어간 결과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평점

★★★★☆ 4.0 / 5.0

엄청나게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영화를 기대한다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고 싶다면 한 번쯤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밥 한 끼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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